시골서 충전해 옴
18.1.20 ~ 26. 환대해 준 전북의 언니들
서울에 있으면 자꾸만 해야 할 일들만 생각나
바떼리가 나간다. 12월 쯤 되니까 슬, 슬, 슬 방전돼서
올해를 날 에너지를 충전해 와야겠단 맘이 간절했다.
작년 이맘 땐 남해에 일주일 짱박혀 있었지. 게하 주인 나미 루피랑 친구처럼 재미나게 지내다 왔다. 잘 지내려나?
그렇게 다녀오니 당분간 버틸 힘이 조금, 났다.
방전되면 내려가기. 시골서 살지 못하는 동안은 그렇게라도 버텨야겠다. 어쩔 수 없으니.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시골 같은 서울에서 잘 적응해 산다고 좋아했는데,
이번에 내려가서 지내보니
서울에서, 이렇게 사는 게 괜.찮.지.않.다.는 걸 깨달았다. 어쩔 수 없이 지내다보니 괜찮은 줄 알았지만, 서울에서 삶은 그닥 괜찮지 않았다.
20-21에는 이태원씨앗모임 친구들과(서울에서 퍼머컬쳐적으로 살아보자고 한두달에 한 번씩 만나는 모임)
장수 사는 희정샘네 다녀왔다.
생태적인 삶, 퍼머컬쳐를 몸소 실현하고 있는 희정샘 내외의 동화같은 삶에 들어갔다 나온 것 같다.
산내 사는 작은나무의 공방 리모델링을 도와주러 닷새 머물렀다. 작은나무의 아름다운 새 집 이층에서 나는 밤마다 엄청 많이 생각했다. 책도 읽고. 얘기도 많이 나누고. 남편과 싸우기도 하며. 생각하고, 읽고, 얘기하고. 자유로웠다. 도시에 있을 때는 '이렇게 살아야지. 어쩔 수 없으니까.' 라고 생각과 행동의 틀을 가둬놓았단 걸 알게 됐다. 유년시절 세상과 엄마의 기대. 시댁의 무시무시한 기대. 없는 줄 알았던 남편의 기대. 내가 원하는 건 줄 착각했지만 사실 그들의 기대에 맞춰 살려고 했던 나. - 으악. 이런 것들이 선명하게 드러나면서, 더 이상 남의 기대에 맞춰 살 수 없다!고 외쳤다. 나는 촌에서 훨씬 자유로우니까 빨리 촌으로 내려와야지. 생각했다.
나 답게 잘 살아낼 에너지가 충전 되었어!
환대해주는 언니들 덕이다.
많은 손님들을 맞이하는 쉽지 않은 일을 마음 내어 해 준 장수 희정 언니.
나의 레알 친정같은 산내 작은나무.
낯선 여인네를 초대해 음식과 얘기를 나눠준 명심언니와 징검 님.
새벽부터 건너와서 종일 재밌게 놀았던 바닥.
몇번 만나지 않아서 서먹하지만, 갑자기 찾아가도 사랑방처럼 맞아주었던 남원 알아가는 책가게 아라 씨.
아! 환대해 준 멋진 언니들-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