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우군 2018. 5. 12. 13:26

지금 내가 뭘 하는 건지는 2년이 지나야 알 것 같다.

*

아침에 눈뜨고 남편과 누워서
“난 지금 뭐 하고 있는 것 같냐”고 물었다.
이 업계(?)에 있는 사람도 아닌데, 일관련 얘길 많이 하지도 않았는데, 지금 내가 무얼 하고 있는지,얻은 것은 뭔지를 잘 짚어내고 설명해 주었다.

​​​*부질없는 얘기​
남: 자기 맛있는 거 사줘야 되는데. 제일 맛있는거.(요즘 승진턱을 내고 다닌다. 그 회사 문화)
나: 최근에 뭐 먹었어?
남: 돈까스랑, 회전초밥이랑, 항정살이랑...
나: 뭐가 젤 비쌌어?
남: 회전초밥.
나: 누구 사줬어?
남: 우리 팀에 진급대상이셨던 분들.
나: 차장 대상자?
남: 응. 08사번들.
나: 자기 회사는 진급이 빠르네.
남: 응. 자기가 08사번이었지?
나: 응
남: 선배님.
나: 내가 계속 회사 다녔으면 돈 많이 벌었겠다
남: 응. 근데 엄청 괴로워했겠지.
나: 응.

일년에 한 번 쯤 꺼내는 얘기.

​* 고등학교 동창 모임
단톡방에서 청약주택 정보가 나오자
“오늘 모이면 그 얘기나 하자.”고 해서
황급히 옛 편지함을 뒤졌다. 그녀들이 고등학교 때 내게 써 준 편지 뭉치를 최근에 발견했는데, 그거라도 들고 가면 화제 전환의 강력한 무기가 되지 않을까? 해서.

청약 얘기가 너무 길어지면...
‘군대에서 축구하는 얘기 듣는 것 같으니, 짧게 하면 어떨까’라고 말해야지, 생각했다.

명절때 친척 댁 가는 느낌이랄까.. 영 불편하면 솔직히 말해야지.
- 지금 만나러 가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