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스테이] 2. 적응
2012.8.13
어제밤에 모기들과 한바탕 소동을 벌였습니다.
방에 불을 켜놓고 문을 열어놓은 통에, 모기들이 방으로 들어찬 거예요. 주인장이 말해줘서 뒤늦게 발을 내렸는데도 모기들은 끊이지 않고 어디선가 생겨나고...
빗자루를 들어 벽에 붙은 모기들을 쓸어담다가 고만 지쳐버렸습니다. 굳이 모기 한마리까지 방안에 들이지 않으려고 기를 쓰는 도시사람 꼴이 한심스럽긴 했지만, 저것들이 오늘 밤 내 피를 쪽쪽 빨아갈 걸 생각하니 참을 수 없었어요! 시골집에 사는 데 적응이 필요한것 같아요. 밤에는 스탠드만 켜놓고, 방문을 열어놓지 말아야겠습니다.
모기에 대해 모르던 것들
- 19세기 프랑스가 건설하려다 실패한 파나마 운하의 실패원인은 모기였습니다. 수천명 노동자가 말라리아나 황열병으로 목숨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 나폴레옹은 2만5천명의 영국군을 물리치기 위해 네덜란드 왈헤렌 섬에 나타난 말라리아를 이용했습니다. 그야말로 인간과 모기와의 전쟁이었죠.
- 살충제의 원리는 곤충 날개 부위 근육을 수축시켜 날지 못하게 하고, 호흡을 담당하는 근육을 마비시켜 숨을 끊는 거라고 합니다. 잔혹한 방법이었네요. 인간이 그런 가스에 중독된다면..... ;;;
- 모기는 라벤더 향을 싫어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여름엔 라벤더 향수를 뿌리고 다녀야 겠습니다. ㅎ
녹색연합 7월호에서
< 내 방>
<마을도서관이 있는 산내초등학교. 학교 건물 뒷편에 도서관이 있다>
마을 도서관에 갔습니다. 좋은 책이 의외로 많아! 깜짝 놀랐습니다. 태백산맥, 혼불, 장미의 이름이나 베르베르같은 유명작가 작품이나, 김연수나 신경숙 최신 소설까지 1권부터 빠지지 않고 있었어요. 도시에 있는 도서관이었다면 벌써 몇 주째 대출예약 줄을 서야 볼 수 있는 책들을 말입니다.
<책도 읽고 밥도 먹는 공동 주방. 비내려서 더 운치있어요>
게스트하우스에 오늘 들어온 방송작가언니와 내 또래의 두 남자, 그리고 낚시를 좋아하는 아저씨 내외와 외동딸. 저녁과 술을 얻어먹고 게스트하우스 답게 환담했습니다. 저들은 내일 떠나지만 저는 내일도 책을 읽어야겠죠!
감꽃홍시에서 두번째 밤이 깊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