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마음의 사회학 - 속물이 지배하는 사회
아침엔 그간 사놓고 책꽃이에 오래 묵혀뒀던 책 <마음의 사회학>을 꺼내 읽었습니다. 우리사회가 스노비즘, 즉 속물지상주의 사회가 됐다는 게 저자의 관심사였어요. 스놉, 즉 속물은 추종하는 것에 대한 판단 없이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예를들어, 나치전범 아이히만이나 자위대 부활을 주장하며 할복했던 미시마 유키오는 자기 신념이 강한 사람이 아니라, 판단 없이 상징만을 극단적으로 추종했던 속물이었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사회는 속물이 지배하는 사회 즉, '스노보크라시'의 사회라고 합니다. 자기계발서가 넘쳐나고, 그 중에는 고급속물이 되라고 말하는 책도 인기를 얻고있죠. 속물적 성공의 상징인 지금의 대통령과 그의 도덕적 분신들이 관료가 된 정권이고, 무엇보다 유권자들은 '속물'이란 워너비를 대통령으로 선택했다고 합니다.
얼마 전, 강신주 박사 인터뷰를 갔다가 들은 말이 생각나네요. 요즘 젊은이들에게 "열심히 하라"는 말은 해선 안될 말이라고. '방향성이 없는 열심히'를 외치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공부를, 스펙을, 돈을, 부정행위라도 무조건 열심히면 되는 거냐고. 오히려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나도 열심히 하는데, '멈춰도 된다'고 말하는 게 정상이 아니냐고.
다시 마음의 사회학으로 돌아가면, 저자는 '망설이는 삶'이 속물적인 삶과 반대라는 말을 인용해 놓았네요. 예를 들어 결혼을 할까 하고 고민하다 하지 않은 사람. '열심히'의 관점에서 보면 아무것도 안한 셈이지만, '왜'라는 의문 없이 사회의 통념만 맹목적으로 쫓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그게 속물이 아닌 삶이라고 예를 들어 놓았네요.
고민만 하기는 내 주특기인데. 고민고민 하고 아무것도 정하지 못한 나는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