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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청년에게 '성장'을 위한 기본소득 100만원을 지급하는 공동체
지구별우군
2016. 6. 16. 17:36
.... 가 있으면 좋겠다.
(그런 곳이 있다는 얘기가 아님. )
요즘 알바로 어느 지역 청년들 인터뷰를 하고 있다.
느낀 게 정말 많은데..
이노무 사회가 기성세대 삶에 맞춰져 있다보니까
청년들이 자기 힘으로 하기 힘든 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청년수당, 청년배당, 또는 기본소득이 생존을 위한 지원금으로서 필요하다는 데 점점 공감이 된다. 기본소득에 대해서 회의적인 입장이었는데. 너무 먼 나라 얘기인 것 같아서.
청년 위한 각종 정책들이란게 ‘재산이 얼마 이하 저소득일 것’, ‘문화예술이나 뭐 어떤 분야에서 일할 것’, ‘임금 얼마 이하 비정규직으로 몇 달 일했을 것' 기타등등 기타등등 너무 조건들이 많이 붙어서 당최 뭘 어떻게 도움받을 수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지원하지 말라고 이런 정책이 있는 것 같을 정도다.
청년들이 겪는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고,
그 원인도 한 두가지가 아닌데,
그 중에 반드시 원인인 것 하나는
헬조선의 아동들이 청년이 되기까지 입시감옥에서 사육되느라
세상에 뭐가 있는지, 자기가 뭘 진짜 좋아하는지, 그걸 해서 살려면 어떻게 하면 될런지
감을 전혀 잡지 못하고 십수년을 살아온다는 거다.
서른 살이 넘은 나도 지금까지 진로탐색을 계속 하고 있는데.
더 어릴 때 부모에게 손 안 벌리고 눈치도 안 받고 나라와 공동체에서 대 주는 생계비를 받으며 자기가 뭘 진짜 좋아하는지, 세상엔 무엇이 있는지, 하고 싶은 걸 하려면 무엇을 해보면 좋을지 탐색하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그 사회에 사는 서른넷은 현재 헬조선의 서른넷과 다른 삶을 살지 않을까.
그런게 ‘갭이어(Gap year)’라고 한다.
그냥 1년 노는 거일 수도 있다. 뭐 어떤가. 부모도움 못받는 청년들은 알바하느라 청춘을 소진하고, 부모도움 받는 청년들은 눈치보며 노는데. 오바마 딸내미도 갭이어를 한다고 했는데, 금수저 귀족놀이라는 비판도 받는단다. 그러니 부모의 돈이 아니라 공동체의 돈을 떳떳하게 받으며 성장하는 시간이면 좋겠다.
그러므로, 내가 사는 나라에서 스무살 때 6개월동안 모든 청년에게 월 100만원 정도씩이라도 주고, 마음 껏 성장의 시간을 가져보라고 하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성장의 의미에서 주는 기본소득.
그러나, 물가높은 성남시에서 분기당 지역상품권을 12만얼마씩 주는 것 가지고도 퍼주기네 포퓰리즘이네 하고 들고 일어나는 헬조선에서 그것을 넋놓고 바라다간 손자 때도 이뤄지기 어려울 테다.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내가 공동체원들과 함께 아이를 키운다면, 그 마을에서는 우리의 아이들이 스무살이 될 때 갭이어를 갖도록 온 동네가 지원해 주는 그런 동네에서 살면 되겠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갭 이어 계’를 만들어서 우리동네 아이가 20살이 되면 6개월동안 생계비를 주는 거다. 마음껏 배우고 성장하라고. 그런 시간을 보낸 오빠, 누나, 형들을 보며 어린 친구들은 자기 갭이어를 어떻게 보낼지 미리 그려도 보고. 같이 갭이어를 보내는 친구들끼리 서로 어떻게 사는지 응원도 해주고.
그런 마을살이를 하고싶다! 는 강렬한 생각에 며칠 흥분해서 밤잠을 못자고 있다.
하하.
이런 걸 이미 하고 있는 마을이 있거나, 저랑 같은 생각을 하는 분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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