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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돕고, 수익도 얻고. 착한투자 - 팝펀딩

팝펀딩에 가입한 지 세 달쯤 됐습니다. 

당시 저는 떨어지는 주가를 보며 많지도 않은 돈, 어디에 묻으면 좋을까 두리번두리번 거렸죠. 팝펀딩을 만난 계기는 매우 불순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 '마이크로 크레딧'이란 말이 유행했잖아요. 노벨평화상을 탔다는 방글라데시의 무함마드 유누스 얘기. 경제위기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얘기. 정치권이 서민경제를 살리겠다며 내놓은 희망홀씨니 햇살론같은 화사한 이름의 정책. 참 여러 곳에서 이름이 많이 '팔리는'대신, 정작 나는 어떻게 참여 할 수 있는지 알긴 어려웠죠. 


팝펀딩 홈페이지 : www.popfunding.com


처음 팝펀딩 페이지에 들어갔을 때는.. 황당했습니다. 

'왜 30%나 되는 이자를 내고, 이런 믿을 수 없는 대출을 받으려고 하지?' 생각이 들더라구요. 

필요한 돈도 백만원, 2백만원..인데도 대출을 받기 위해 자신의 핸드폰, 소득, 신용에 대한 증빙서류를 제출하고

자신의 구구절절한 사연도 써야 하거든요. 

하지만 사연을 읽고 금방 납득이 갔습니다. 금리 낮고 탄탄한 제1금융권에선 외면받고, 50%에 육박하는 사채시장에 손 벌릴 순 없는 분들이 이 곳에 희망을 걸고 계시더라구요.  

'투자하기' 첫 화면엔 현재 진행중인 경매목록이 이렇게 뜹니다.

총 500만원이 필요한 분이 30% 이자율을 내걸고 투자자를 모집하면, 투자자들이 십시일반 투자신청을 하는 거죠.


투자자는 경매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고 투자를 결정합니다. 

과거 경매내역에 연체가 없고, 더구나 조기 상환을 한 분은 성실성을 인정 받아 투자자 모집이 쉬운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과거에 연체를 많이 한 분을 믿긴 어려우니까요. 


모집기간 안에 목표금액만큼 투자자가 모이면 대출에 들어갑니다. 대출자가 매달 원금과 이자를 갚으면 투자자 통장에 입금되는 거죠. 

투자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내 가상계좌를 만들어서, 팝펀딩 회사에 일정 금액을 예치한 후, 투자하고 싶은 경매에 얼마만큼 투자하겠다고 의사를 밝힙니다. 대출이 이뤄지면 가상계좌에서 돈이 빠지고, 원금과 이자는 다시 가상계좌로 입금되는 시스템... 인 것 같습니다. (아직 투자가 성사된 적이 없기 때문에.)

그럼 뭘 믿고 투자하냐? 예금자 보호 같은 건 없냐? 

그런 거 없습니다. 본인이 정보를 꼼꼼히 살펴 회수가능한 분께 대출하는 수 밖엔. 30%나 되는 고이율엔 리스크가 큰 게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대신 팝펀드에서는 반드시 소액 분산투자하라고 권합니다. 10만원 투자해야지라고 생각하면, 한 경매당 만원 넘게 투자하지 말라고 권고하는 거죠. 리스크 헷지 방식이랄까요. 


문제는, 소액투자에, 투자하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 투자가 성사되지 않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한참동안 모집하다가 기간 안에 돈을 못 모으면 경매가 무산되는 거죠. 

저도 두어번 신청했는데, 경매가 무산돼 아직 실제 투자는 한 번도 못했습니다. 

기껏 열심히 서류 떼서 제출하고, 본인의 사연을 열심히 적어가며, 매일 사이트에 들어와 투자해준 분들께 감사 댓글을 달며 기대에 부풀어있었던 대출희망자 분들도,

마음과 돈을 내 응원했던 투자자들도 실망하니까 안타깝죠. 


30% 고수익. 필요한 이웃을 돕는다. 매력적인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높은 이윤을 얻으려는 수익처로만 생각해선 안될 것 같아요. 가끔 투자자의 코멘트를 읽으면 무슨 은행 대출창구 직원같이 너무 깐깐하게 군다는 생각도 들거든요. 차라리 '안갚아도 어쩔 수 없지.' 이런 마음으로, 상환하기를 응원하는 마음이 투자자 입장에서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연을 읽으면서, 너무 쉽게 돈을 생각했던 저도 반성하게 됐고요. 

여로모로 좋은 사이트인데, 투자자가 너무 적어 번번히 실패하니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