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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지역 청소년은 왜 외로울까

'읍'에 사는 청소년은 외롭다. '동'이나 '면'에 사는 아이들보다.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라고, 나라에서 매년 아동청소년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조사하는 자료가 있다. 

(http://archive.nypi.re.kr/contents/siteMain.do) 이 홈페이지에 데이터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해놨다.


2014년에 고2가 된 전국 2천3백명 정도 아이들의 설문응답 데이터를(KCYPS 2014 중1패널)

통계프로그램(SPSS)에 넣고, 읍/면/동에 사는 아이들이 다르게 응답한 게 있는지 돌려봤다. (모든 종속변수에 대해 읍/면/동을 독립변수로 두고 ANOVA를 돌림)

왜 읍/면/동을 독립변수로 두었냐면, 

농어촌지역(면)과 도시지역(동), 그리고 도시와 농촌이 복합된 지역(읍)에 사는 아이들은 생각하는 거나 환경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각주:1]


통계를 공부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그룹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기란 참으로 쉽지 않다. 

그런데 꽤 많이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그 면면을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것들이 있다. 


예상할 수 있는 것들도 있다. 

  • '면' 아이들은 '동' 아이들보다 취침시간이 길다.
  • '면' 아이들은 '읍'아이들보다 기상시간이 늦다. 
  • 학원과 과외에 쓰는 시간은 '동' 아이들이 '읍'과 '면' 아이들보다 모두 길다.
  • 학원과 괴외 숙제하는 시간은 '동' 아이들이 '면' 아이들보다 길고, '읍' 아이들이 '면' 아이들보다 길다. 
  •  '면' 아이들은 '동'과 '읍' 아이들보다 동네 사람을 많이 안다.
  •  '읍' 아이들은 '동' 아이들보다 동네 사람을 많이 안다.

이 결과를 보고, 아이들이 공부에 덜 시달리고 사람 관계 속에서 자라려면 '면'이 제일 낫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흥미있는 것도 있었다.

  •  '동' 아이들은 '면' 아이들보다 '부유하고 물건을 많이 소유하는 것'을 삶의 목표라고 생각한다. 

도시 아이들의 삶의 목표가 물질 지향적이라는 걸 통계로까지 확인하니 좀 씁쓸했다.


의외의 것도 있었다.

  •  '동' 아이들은 '면' 아이들보다 친구와 싸우면 먼저 사과한다. 
  •  '동' 아이들은 '읍' 아이들보다 반에서 맡은 일을 열심히 한다.

그리고, '읍' 아이들의 외로움에 대한 의외의 결과가 있다. 


  • '읍' 아이들은 '동' 아이들에 비해서 친구와 의사소통이 잘 안된다고 느낀다.
  • '읍' 아이들은 '동'아이들에 비해서 친구와 신뢰가 낮다고 생각한다.
  • '읍'아이들은 '면'아이들에 비해서 휴대전화가 없으면 심심해 견딜 수 없다.

읍지역 아이들이 교우관계에서 소통이 쉽지 않은 걸 느끼는 것 같다. 외로워 하는 걸까? 그 이유가 뭘지, 다른 데이터를 보며 생각해 봤다. 


  • '읍' 부모들이 '동' 부모보다 자녀의 친구들을 더 많이 안다.
  • '읍' 부모들이 '동' 부모보다 자녀의 친구들을 만난 적이 더 많다. 

 그러니까 '읍' 부모들이 자녀들의 교우관계에 무관심한 게 아니다. 


그런데 눈에 띄는 것은 부모들의 삶의 만족도다. 

  • '읍' 부모들이 '동' 부모보다 삶의 만족도가 낮다. 


다시말하지만, 위에 기술한 결과물들은 전부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것들이다. 

청소년 당사자의 삶의 만족도는 '읍', '면', '동' 지역에는 의미있는 차이가 없었다. 

그 외에도 많은 질문들이 있지만~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진술은 이 밖엔 없었다. 


'읍' 애들은 '면' 애들보다는 좀 더 친구도 많고 도시화도 많이 되었을텐데. 도시 애들보다는 좀 더 공동체 안에서 친밀하게 교유관계를 할텐데. 그럴 거라 생각이 드는데, 오히려 제일 외롭고 교우관계도 어려운 이유가 뭘까? 


'읍' 청소년이나 도농복합지역 청소년에 관한 선행연구가 있나 찾아보니 없다. 

농촌지역과 도시지역 청소년을 비교한 자료는 몇 가지 있지만, 이걸 보면 '면'이랑 '읍'은 또 다른 양상이 있는 것 같은데, 왜일까? 

도시도, 농촌도 아닌 곳이라서 무언가 어중띤.. 환경이 있을까?


다음에 '읍' 지역에 사는 청소년을 만나면 좀 물어보고 싶다. 궁리해 볼 과제다. 허허. 

왜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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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9.27

헐, 자료를 뒤지다보니 이것에 대해 연구하신 분 자료가 있었다. 


  • 지역규모에 따른 농촌청소년 삶의 만족도 영향요인
장혜진, 윤혜미

http://www.newnonmun.com/article=10752044


국문초록

본 연구는 기존의 농촌 청소년 연구가 전반적으로 부족할 뿐 아니라, 농촌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차이점을 반영한 연구는 더욱 희소하여 농촌 청소년의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도입된 관련 정책과 서비스가 성과 측면에서 많은 한계를 노정하고 있다는 데에 착안하여 농촌을 지역규모별로 나누어 농촌청소년의 삶의 만족도 관련 요인들이 차별화되는지를 살펴보았다. 청소년기 삶의 만족도는 내재적․외재적 행동발달과 같은 중요한 발달성과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 청소년 삶의 만족도 관련 요인으로는 일반적 배경변인으로서의 가정의 사회경제적 배경(SES)과 학업성취도, 개인의 내적 자원으로서의 자아효능감과, 청소년을 둘러싼 환경으로서 가족, 학교 및 지역사회애착과의 관계에 주목하였다. 2010 인구주택총조사를 기준으로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8개 도(道)내 군 단위 이하의 읍과 면을 인구수에 따라 3개 지역(대규모읍, 읍, 면)으로 구분하여 중학교 3학년 학생 2,409명을 추출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살고 있는 지역사회라는 환경에 따라 농촌청소년의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들 간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지역별로 나누어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하여 그 차이를 비교해 보았다. 연구 결과 지역규모가 클수록 SES와 학업성취도, 가족요인의 영향이 큰 반면, 지역사회애착은 지역규모가 작은 면지역 청소년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모든 농촌지역, 특히 고립감이 심한 면지역에서 지역사회애착이 삶의 만족도를 예측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으로 밝혀졌으며, 부모자녀관계와 자기효능감 역시 모든 지역에서 중요한 보호요인으로 나타났다. 다만, 면지역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에는 부모자녀관계보다 자기효능감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는 앞으로의 농촌청소년 대상 정책수립이나 연구가 청소년이 생활하는 지역사회환경에 대한 보다 정교한 이해에서 차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시사한다.



  1. 동 - '구' 밑에만 '동'이 있다. 특별시와 광역시 밑에 '구'를 둘 수 있다. 아님, 인구 50만 넘는 시의 하위 행정구역으로 '동'을 둘 수 있다. 그러니 '동'은 도시지역이라 할 수 있다. 읍 - 도농복합시와 '군'의 하부 행정구역이다. 도시 형태를 갖추고 인구가 2만 이상이거나, 군청 소재지여야지 '읍'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읍'은 농어촌 중에서 도시적 성격을 띈 도농복합지역이라 할 수 있다. 면 - '읍' 승격을 하지 못한 곳을 '면'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면'은 농어촌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위키백과 '대한민국의 행정구역' 참고함)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