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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시절기록

임산부 뱃지 보급 의견에 보건복지부에서 답을 했다

임신 초기엔 임산부 뱃지를 달고 지하철 타기가 눈치보였고, 더 많은 임산부들이 달고다니면 용기가 생길 것 같았다. 그래서 모든 여성들에게 임산부 등록 되자마자(국민행복카드 발급때문에 다들 등록하니까) 나라에서 택배로 뱃지랑 철분엽산제 배송해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런데 지금은 임산부뱃지 눈치 안 보고 잘 달고 다닌다. 어차피 달고 다녀봤자 아무도 알아보지도 않으니까. 아무도 안 비켜준다. 그래서 마음 편하게 달고다닌다. 하하. 

임신 초기, 임산부 뱃지 받으러 보건지소 갔다가 빠꾸당하고 구청 보건소에 갔다가 점심시간이라고 1시1분까지 기다려서 겨우 받고 나서 뱃지 달고 지하철에 타기 눈치보였던 시절. "아니 구청 보건소에, 그것도 평일 점심시간을 빼고 가야 겨우 받는 거라면 도대체 일하는 여성들은 뱃치를 어떻게 받으란말이냐!"라는 답답함을 담아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 썼던 제안에 답이 달렸다. 

9월13일에 썼던 것 같은데 답이 달리기 까지 한 달쯤 걸렸다. 신중하게 답하네. 

제목: 임신확인서 발급 시 자동으로 임산부뱃지 등을 자택 수령하게 서비스 개선해주세요

현황 및 문제점: 임신 초기 일하는 임산부입니다. 병원에서 임신확인서를 받아서 보건소로 가야 임산부뱃지와 철분, 엽산제 등을 받을 수 있는데요. 일하는 시간을 빼서 가까운 보건지소를 방문했더니 구 보건소로만 가야한다고 하더군요. 

임산부뱃지는 지하철에서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그 또한 쉬운 게 아닙니다. (관련기사)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05070 

1. 일하는 여성은 보건소에 갈 시간을 내기 어렵습니다. 
2. 일하는 여성일수록 임산부뱃지가 필요합니다. 임신 초기 출퇴근 스트레스가 유산의 주요 원인이라고 들었습니다. 
3. 더 많은 여성이 당당하게 임산부 뱃지를 달고 다녀야, 임산부들이 눈치보지 않고 배려받을 수 있습니다. 82년생 김지영에서 잘 표현했듯이, 임산부 지정석이 있어도 자리에 앉기 눈치보는 상황입니다. 여성혐오 심해서 임신부 뱃지 달고 탔다가 눈총받을까봐 뱃지 안 달고 다니는 임산부들도 많아요. 하지만 임산부 뱃지 달고 다니는 여성분들 보면 저도 용기가 납니다. 더 많은 여성들이 뱃지를 달고 다닐 수 있도록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 서비스 개선이 필요합니다.

개선방안: 임신확인서를 받는 즉시 시스템에 임산부임이 등록되어 임산부 뱃지 등을 자택으로 받을 수 있게 하면 좋겠습니다. 

기대효과: 일하는 여성들의 출퇴근 스트레스, 유산율을 낮출 수 있을 것입니다. 

임산부 뱃지를 모든 임신부들에게 지급한다면 더 많은 여성들이 달고 다니겠지요
지금은 소수만 패용하기 때문에 눈총을 더 받는 것도 같습니다. 
나라에서 확인하고 배포하면, "임산부 뱃지 임신 안해도 받더라"라는 낭설도 사라질 것 같아요. 

답변은 아래와 같다.

처리기관: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 인구아동정책관 출산정책과 / 담당자: 변연수
1. 안녕하십니까 ? 보건복지부 임산부 배려 업무와 관하여 소중한 의견을 주셔서 감사드리며 귀하의 제안에 대해 다음과 같이 회신하여 드립니다 . 

2. 귀하의 제안요지는 ‘ 임산부에게 임산부 등록시 임산부엠블럼을 배송해주는 것 ' 에 대한 내용으로 이해됩니다 

3. 보건복지부는 서울시 등 지자체와 협의하여 ‘13 년부터 노약자석과 별개로 차량 1기당 2 석의 임산부배려석을 지하철 노선에 운영 중에 있으며 매년 임산부 배려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지하철 내 안내방송 , 임산부 배려 캠페인 등 홍보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 최근에는 공익광고협의회에서 ' 아기의 마음 ' 이라는 공익광고가 제작되어 지상파 및 케이블 TV 등을 통하여 송출이 된 바 있으며 , 특히 10 월에는 임산부의 날 (10.10) 을 계기로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서울시 지하철에서 보건복지부 , 인구보건복지협회 , 서울 9 호선운영 등과 함께 임산부 배려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4. 임산부 배려 엠블럼 ‘ 뱃지 ’ 형태는 2006 년도에 제작하여 배포한 바 있습니다 . 당시 임산부 배려 ‘ 뱃지 ’ 를 착용한 임산부 분들이 ‘ 뱃지 ’ 형태는 옷에 구멍을 내서 끼워야 되는데 옷에 구멍이 나서 옷을 못 입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 크기가 작아서 일반인들이 잘 볼 수 없으므로 비효율적이라는 의견을 많은 분들이 주셨습니다 . 이에 대한 개선 방안으로 임산부가 대부분 가방을 소지하고 있으므로 가방에 걸어주면 적당한 크기로 식별도 용이하고 , 앉아 있는 승객과의 눈높이가 비슷하여 쉽게 인식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아서 가방고리 형태로 제공되었습니다 . 

5. 귀하께서 건의 하신 임산부 배려엠블럼이 임산부 등록하면 집으로 배송되는 시스템은 거동이 불편한 임산부들에게 아주 좋은 혜택이 될것이라 판단되오나 , 해당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예산확보가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 향후 재정 당국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하여 충분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 

6. 기타 궁금한 사항이나 추가적으로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보건복지부 출산정책과 (☏044-202-3396) 에게 연락주시면 성실하게 답변 드리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

음. 예상했던 대로다. 생각은 좋으나 예산이 들어서 어렵겠다는 것이다. 

예, 예. 그렇겠지요. 돈 들어가니까요. 

아니아니, 거동이 불편해서에서 '거동'은 배가 뒤뚱거려서 못 가겠다는 게 아니고요, 평일에 연차 내고 보건소에 그거 받으러 갈 사람이 있겠느냐는 것이죠. 임산부가 '당신들 상상 속'에 있는 그런 '타인'이 아니라, 당신 옆에서 근무하고 있는 그 바쁜 사람들이란 말입니다.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임산부 입장이어 본 적이 없는 게 틀림없다 - 는 생각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나저나 저출산이 그렇게 심각한 범 국가적 문제라고 하는데

문화건, 행정서비스건, 제도이건 참 출산할만 하지 않은 사회다.